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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 술자리를 자주 갖는다. 최근 김씨는 허리가 아팠지만 참다가 앉고 서는 것조차 힘들어지자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김씨가 받은 진단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였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서 뼈가 썩는 질환이다. 가수 김경호씨도 지난 2004년 이 병을 앓은 적이 있다. 약 2년간의 치료와 재활 후 김경호씨는 병을 극복하긴 했지만 이 병은 늦게 발견되고 치료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질환으로 유명하다.
■음주로 인한 고관절 질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상당기간 진행된 후에야 허리나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또 많은 경우 고관절 부위보다는 허리 통증을 먼저 느낄 수 있어 디스크나 기타 허리에 원인이 있다고 오인하기도 한다. 목 디스크의 경우 목보다는 어깨가 아프고 팔이나 손이 저리는 현상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허리나 엉덩이 쪽 통증이 심해지고 통증의 반복 주기도 잦아지면서, 이전에는 한쪽 다리에서만 보이던 통증이 다른 쪽 다리까지 확산돼 디스크라고 스스로가 판단해 병원을 찾지만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는 디스크가 아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은평튼튼병원 조인기 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통증이 비정기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치료 시기가 미뤄질수록 대퇴골두의 손상이 심해지므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20~50대 남성 발병률 높아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의하면 4년간 고관절 수술 건수는 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년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진단을 받은 환자는 1만4103명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30~50대 남성에게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연령층의 남성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잦은 술자리와 회식문화가 잦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어떻게 치료하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천공술'과 '인공관절수술'로 치료한다.
괴사 범위가 작으면 '다발성 천공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괴사 범위가 넓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 인공고관절수술'을 통해 환자들의 일상 복귀가 한결 빨라졌다. '최소절개술'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절반 이상 줄인 최신 수술법으로, 수술 후에도 근육과 힘줄이 보존되기 때문에 관절을 단단히 지지해줄 수 있어 탈구율 등의 부작용도 크게 줄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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